얼마 전 내가 살게 될 일본 집의 입주 날짜가 확정되었다. 입주일이 결정되고 나니 그 이후의 일들을 순차적으로 처리할 수 있었는데, 가장 먼저 한 건 비행기 예약이다. 입주일이 확정되니 그제서야 마음 편하게 비행기 표를 끊을 수 있었다. 보통 비행기부터 예약하고 입국해서 집을 구하는 경우가 많지만, 나는 집 확정 후 출국을 택했다. 덕분에 집 구하려고 거쳐가야 하는 호텔 비용 등 단기 체류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그런데 집을 확정지었음에도 불구하고, 입주일은 많이 바쁠 것 같아서 고민 끝에 입주 전날 입국해 호텔에서 1박을 하기로 결정했다. 사실 1박 비용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 나름의 합리적 판단이었다. 오늘은 내가 왜 굳이 입주 전날 입국을 선택했는지, 그리고 예약 과정에서의 소소한 팁들을 공유해 보려 한다.
1. 하네다 대신 나리타 + 호텔 1박이 더 합리적이었던 이유
처음에는 입주할 집에서 가까운 하네다 공항 입국을 고려했다. 당일 입국해서 바로 입주하면 숙박비를 아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가격을 비교해 보니 '나리타 입국 + 호텔 1박'이 훨씬 나은 선택지였다.
비용의 역설
하네다행 직항 가격보다 '나리타행 저가 항공 + 집 근처 호텔 1박' 비용이 훨씬 저렴했다. 특히 내가 입국하는 금요일은 가격 차이가 더 심했다. 하네다는 정말 비싼 것 같다. 사실 나는 서울 사람이지만 공항버스로 바로 갈 수 있는 인천공항이 교통이 더 편리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나리타 항공편이 다양해서, 가격을 제외해도 인천-나리타 편이 훨씬 매력적인 선택으로 다가왔다. 인천-하네다 나에게 좋은 노선이지만 가격이 복불복이며, 편수가 많지 않고 시간이 대체적으로 좋지 않다.
체력과 시간의 기회비용
당일 입국은 아침부터 서둘러도 입국 심사 등을 거치면 오후 2시는 족히 넘을 거다. 가구 수령, 가스 개통 등 입주 당일의 퀘스트들을 소화하기엔 너무 빠듯한 시간이다. 아침 잠이 많은 편이라 수면 부족 상태로 이 모든 일처리를 하고 싶지 않았다.
키 수령의 변수
그리고 결정적으로 키 수령이라는 변수가 생겼다. 신축급이라 당연히 디지털 도어락일 줄 알았는데, 건물 현관 출입만 오토락이고 내 집 현관은 물리 키를 사용한다고 한다. 결국 도쿄에 위치한 중개회사에 들러 키를 받아야 하는 동선이 추가되면서, 전날 미리 도착해 키를 수령해두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키 수령은 전날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2. 에어재팬(Air Japan) 예약과 결제 시 주의점
항공사는 가성비가 가장 좋으면서도 위탁 수하물이 23kg까지 무료인 에어재팬을 선택했다. 짐이 많은 워홀러에게 수하물 규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만, 예약 시 주의할 점이 있다. 가격이 원화로 표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슨 연유인지 원화결제가 차단 되어 있었고 결제가 거절되었다. 수수료 발생이 예상되어 엔화로 변경을 시도했지만, 결제 통화가 엔화로 변경되지 않았고 표시된 원화 금액으로만 결제가 가능했다. 그래서 결국 해외원화결제(DCC) 차단 해제 후 결제했습니다. 처음 화면에는 217,500원으로 떴지만, 실제 카드 결제 내역에는 수수료가 붙었는지 약 222,000원 정도가 찍혔 있었다. 약 3% 정도의 수수료(DCC)가 발생한 셈인데, 에어재팬을 이용할 사람들은 이 부분을 미리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나은 옵션이었다.

3. 입주 전후로 해야할 것들
입주 당일은 그야말로 연속 퀘스트의 향연일 것 같다. RPG 게임도 아닌데 말이다.
키 수령
다행히 관리회사에서 입주 전날 키를 주기로 했다. 중개회사에서 받아서 보관할 예정인데, 대부분의 회사처럼 도쿄에 위치해 있어, 입국 후 호텔로 가기 전 중개회사를 들러야 한다.
가스 개통 (가스 카이센)
일본은 가스 개통 시 직원이 직접 방문해야 한다고 한다. 약속된 시간에 맞춰 집에 있으려면 전날 근처 숙박이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입주하고 첫 날 온수를 사용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 먼지를 맞고 땀을 흘리고 샤워나 목욕을 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리고 내가 살 집은 스토브가 미리 설치되어 있는데, 가스가 아닌 전기(혹은 IH) 방식이다. 전기나 수도는 신청만 하면 되는 구조라 사람이 와야 하는 가스 개통만 신경 쓰면 될 것 같다.
가전 및 가구 수령
나는 입주 당일에 맞춰 주문할 가전 제품들과 가구들을 오전부터 차례로 받을 예정이다. 아직 정확히 정해지지 않았는데 가스 개통이랑 겹치면 골치 아플 것 같다.
이런 디테일한 부분들이 하나씩 정리되니 이제야 정말 떠난다는 실감이 난다. 요즘은 입주일에 맞춰 주문할 침대 같은 가구들을 알아보고 있다. 1년 뒤에도 계속 거주할 계획이라 중고나 렌탈 대신 새 제품으로 채워넣으려다 보니 할 일이 더 많아진 느낌이다. 다음 편에서는 워홀러들의 1년을 책임져줄 안전장치인 해외 장기체류 보험 계약 후기에 대해 알아보겠다.
일본 워홀러의 집 관련 다른 글 둘러보기
일본 워킹홀리데이, 7개 도시를 비교하고도 도쿄로 갈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일본 워킹홀리데이, 7개 도시를 비교하고도 도쿄로 갈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일본 워킹홀리데이 비자가 발급됐다면, 이제 현실적인 문제를 마주하게 된다. 바로 도시 선정, 즉 어디로 갈 지 결정해야 한다. 보통은 머릿속으로 생각해둔 도시가 있겠지만, 문제는 생각해둔
wanvlog.com
워홀로 일본을 갈 때 날 당황하게 하는 숨은 주거 비용 (aka. 초기비용)
워홀로 일본을 갈 때 날 당황하게 하는 숨은 주거 비용 (aka. 초기비용)
지난 글에서 나는 예민한 성향 탓에 쉐어하우스 대신 맨션을 선택했다고 했었다. 그런데 일본에서 맨션을 구하려 할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거대한 장벽이 있었다. 바로 숨 막히는 '초기 비용'이
wanvlog.com
내가 일본 워홀 가기 전 집을 구한 방법 (aka. 부동산 사이트 후기)
내가 일본 워홀 가기 전 집을 구한 방법 (aka. 부동산 사이트 후기)
안녕 여러분. 지난 글들 여러 편에 걸쳐서 내가 어떤 지역을 선택하고, 어떤 주거 형태에 살 건지, 그리고 일본에서 집 구할 때 숨어 있는 초기 비용까지 다뤄봤다. 그렇다면 이제 정말 실전의 시
wanvlo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