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내가 고민했던 워홀 도시 및 지역에 대해 알아봤었는데요. 결론은 도쿄였는데, 지역을 정했다면 이제 가장 큰 고정 지출이자 삶의 질을 결정하는 집을 결정해야 한다. 집을 결정하기에 앞서 어떤 집에 살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나는 외국에서 거주하며 다양한 주거 형태를 경험해 보았다. 기숙사, 플랫, 스튜디오, 그리고 플랫은 아니지만 세들어 사는 그런 형태까지. 일본에서 살 집을 알아보니 일본으로 가는 워홀러들은 보통 오늘 설명할 이 4가지 옵션 중에 선택한다. 무엇을 왜 선택했는지, 곧 출국하는 예민한 워홀러의 관점으로 소개하겠다.
1. 쉐어하우스 (Share House): 초기 비용의 최소화
외국의 '플랫(Flat)' 문화와 가장 유사한 형태다. 부엌, 화장실 같은 시설은 같이 쓰고 방은 따로 쓰는 구조다. 또한 가전과 가구가 완비되어 있어 나처럼 캐리어 하나로 입국하는 미니멀리스트에게 가장 진입장벽이 낮은 옵션이다. 계약 절차도 직접 방을 계약하는 것과 비교하면 단순하다.그런데 모르는 사람들과 집을 공유한다는 게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호텔이나 에어비앤비 등은 부담스럽지만, 시간적 여유를 갖고 집을 찾고 싶은 경우라면 초반에 잠깐 지내다가 집을 옮기는 것을 추천한다. 나도 알아는 봤는데 역시나 쉐어는 힘들 것 같아 깔끔하게 포기했다. 나이 드니 불편한 건 못 참겠다.
- 장점: 시키킨, 레이킨 등 초기 비용이 거의 없고 광열비(전기/수도)가 고정인 경우가 많다.
- 단점: 개인 공간이 좁고 방음이 취약할 수 있어, 나와 같은 n잡러에게는 작업 환경 확보가 숙제일 수 있다.
2. 일반 맨션/아파트: 완벽한 독립 공간
가장 선호되는 형태지만, 단기적으로는 가장 많은 비용이 필요한 옵션이다. 비용뿐 아니라 외국인으로서의 입주 심사가 쉽지 않다. 실제로 같은 조건으로 검색하면 외국인 가능 매물은 1/10~1/100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 같다. 물론 따로 문의했을 때 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아직 입국도 안 한 마당에 일일이 발품을 팔기에는 시간적 노력이 상당히 들기 때문에 정말 어려운 것 같다.
- 장점: 사생활 보호와 방음이 우수하며, 집을 온전히 나만의 방으로 꾸밀 수 있다.
- 단점: 시키킨, 레이킨, 중개수수료 등 월세의 4~6배에 달하는 초기 매몰비용이 발생한다.
3. 레오팔레스 (Leopalace21) & 먼슬리 맨션
맨션의 독립성과 쉐어하우스의 편리함(가전 구비)을 합친 형태다. 법인이 관리해서 외국인 계약이 비교적 쉽다. 알아보니 오래된 건물이 많고, 생각보다 가격 대비 좋은 매물이 없어 이것도 포기했다.
- 특징: 몸만 들어가면 된다는 점이 매력적이지만, 일반 맨션보다 월세가 높게 책정되어 있어 장기 거주 시 비용 효율성을 따져봐야 합니다.
4. UR 공단 주택: 초기 비용 제로의 유혹, 그러나..
일본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주택으로, 한국의 공공주택 같은 주거 형태다. 시키킨을 제외한 레이킨, 중개수수료, 갱신료가 없다. 내가 알아본 바로는 일본 주소가 필요하다고 해서 포기했다. 우선 지낼 곳을 구한 뒤에야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오래된 곳이 많아서 안전한가에 대한 의문도 내가 UR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 특징: 비용 절감 측면에서는 최고지만, 위치가 다소 외곽에 있거나 일정한 소득 증빙이 필요하여 워홀러가 초기 진입하기에는 난이도가 높을 수 있다.
🔍 주거 옵션 한눈에 비교하기
| 구분 | 쉐어하우스 | 맨션 | 레오팔레스 | UR |
| 초기 비용 | 낮음 | 매우 높음 | 보통 | 낮음(시키킨만) |
| 독립성 | 낮음 | 매우 높음 | 높음 | 매우 높음 |
| 가전 및 가구 옵션 | 풀옵션(이불 제외) | 없음 | 풀옵션 | 없음 |
결국 주거 형태 선택은 내가 이 공간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나에게 가장 중요한 기준은 무엇인지에 달려 있다. 나는 다른 사람이랑 못 살 것 같아서 맨션에 거주하기로 결정하고, 그 다음 여러 가지 조건을 필터에 넣었다. 지진이 무서워서 15년 이내 필터를 넣었고, 걷는 게 싫어 역에서 도보 10분 이내 필터를 넣었다. 여러 가지 조건을 타협해도 내가 원하는 지역에는 매물이 씨가 말랐었고, 살짝 거리가 있는 지역이지만 주거 여건이 좋은 곳으로 결정했다. 도심에서 살짝 벗어나니 운 좋게도 내가 원하는 조건에 맞는 매물이 있었고, 시키킨과 레이킨도 없어 돈을 많이 아낄 수 있었다. 조금 비싸긴 해도 1년 살아갈 집이라고 생각하면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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